월스트리트와 실리콘밸리의 답은 정반대였다

AI 시대, 고객 소통은 줄어들까? 월스트리트와 실리콘밸리의 답은 정반대였다 썸네일

AI가 업무를 자동화하면, 고객과의 소통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AI가 알아서 해주니까 고객한테 연락할 일이 줄어들겠네." "메시지 자동 발송하면 되는 거 아닌가." "거래처 소통 시간을 줄이는 게 효율 아닌가."

골드만삭스, 세일즈포스, 그리고 OpenAI까지 — 정반대로 이야기합니다.

골드만삭스, 세일즈포스, OpenAI 로고

"AI 시대일수록, 대인관계 기술이 더 중요해진다"

2025년 11월, Business Insider는 흥미로운 기사를 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두 파트너에게 AI가 채용 기준을 어떻게 바꿨는지 물었더니 , 답이 의외였다는 내용입니다.

골드만삭스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공동 대표 미나 락다왈라-플린(Meena Lakdawala-Flynn) 은 AI 시대에 가장 중요하게 보는 채용 역량으로 대인관계 능력(interpersonal skills) 을 꼽았습니다.

"대인관계 기술은 정말 중요합니다. 고객과 연결되고 신뢰를 얻을수록, 고객이 더 마음을 열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팀은 이미 AI 어시스턴트('GS AI Assistant'), 번역 도구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I 도구의 목적은 고객 소통을 줄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분석과 문서 작업을 처리해서, 고객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시간을 확보하는 것 이었습니다.

락다왈라-플린이 채용할 때 보는 것: "강한 판단력, 강한 대인관계 기술, 창의성, 호기심, 그리고 강한 직업 윤리."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것들만 남긴 겁니다.


골드만삭스 CEO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락다왈라-플린의 이야기는 골드만삭스 전체의 방향성과 일치합니다.

CEO 데이비드 솔로몬은 2025년 이탈리안 테크 위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AI는 똑똑하고 의욕 있는 사람들을 더 생산적으로 만들어줍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게 하고, 더 나은 정보를 손에 쥐어주고, 더 나은 분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에서는 AI가 IPO 투자설명서의 95%를 몇 분 만에 작성합니다. 예전에는 6명이 2주 매달려야 했던 작업입니다. 솔로몬은 "나머지 5%가 이제 진짜 중요해졌다, 나머지는 이미 범용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내부 업무가 범용화된다는 것. 그것은 곧 내부 업무로는 차별화가 불가능해진다 는 뜻입니다. 남는 차별화 요소는? 고객 앞에서의 역량입니다.


골드만삭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이 월스트리트 한 곳의 특수한 판단이었다면, 참고만 하고 넘어가면 됩니다. 하지만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세일즈포스 의 CEO 마크 베니오프는 AI로 고객 서비스 인력 4,000명을 줄이면서도, 영업 인력은 수천 명을 추가 채용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I가 자동화하는 것은 내부 서비스 업무이고, 고객과의 관계를 만드는 사람은 오히려 더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베니오프는 고객들이 서로 연결되고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두고, "알고리즘이 복제할 수 없는 종류의 상호작용"이라고 말했습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OpenAI 입니다. AI를 만드는 회사가, AI로 대체하지 않는 직군으로 영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OpenAI의 세일즈팀은 2년 만에 10명에서 500명으로 50배 성장했습니다. 2026년 말까지 전체 인력을 4,500명에서 8,000명으로 거의 2배 늘릴 계획인데, 핵심 채용 영역 중 하나가 영업·파트너십·고객 통합입니다. 기업 고객이 AI를 잘 쓸 수 있도록 돕는 'Technology Ambassador'라는 직군까지 새로 만들었습니다. AI를 가장 잘 아는 회사가 내린 결론: 고객과의 대면 소통은 사람이 해야 한다.


핑계가 사라진다

여기서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AI가 내부 업무를 대신해주면, 더 이상 "내부 일이 바빠서 고객에게 신경 못 쓴다"는 핑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고객 소통에 투입할 시간이 동등하게 주어집니다.

그때 차이를 만드는 것은 오직 소통의 질입니다.

고객의 맥락을 잘 파악하고, 시의적절한 타이밍에 연락하고,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짚어주는 사람. 이런 사람은 AI 시대 이전에도 잘했지만, AI 시대에는 압도적으로 잘하게 됩니다. 내부 잡무에서 해방된 시간을 전부 고객에게 쏟을 수 있으니까요.

반대로, 고객 소통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습니다. 내부 보고서를 잘 만드는 것, 데이터를 정리하는 것 — 이런 건 AI가 해줍니다. 남는 것은 고객 앞에서의 역량뿐입니다.


소통을 안 하면, 고객과 멀어진다

한 가지 더.

B2B 관계에서 소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현상 유지가 아닙니다. 후퇴 입니다.

거래처와 한 달 동안 연락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상대방은 다른 업체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경쟁사가 먼저 안부를 묻습니다. 재계약 시점에 "굳이 이 업체를 계속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객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소통하지 않는 빈자리를 경쟁사가 채웁니다.

AI 시대에 내부 업무가 줄어들었는데도 고객 소통을 늘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기회를 버리는 것을 넘어서 기존 관계를 잃는 것 입니다. 경쟁사는 AI로 확보한 시간을 고객에게 쏟고 있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소통의 '채널'이 더더욱 중요해진다

여기까지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AI가 내부 업무를 자동화한다 → 고객에게 쓸 시간이 늘어난다 → 고객 소통에 더 투입하는 사람과 회사가 이긴다 → 소통을 안 하면 고객과 멀어진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떠오릅니다.

그 늘어난 소통을, 어디서, 어떻게 합니까?

지금처럼 카카오톡으로? 와츠앱으로? LINE으로? 일회성으로, 땜빵식으로, 개인 메신저에서?

고객 소통이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시대에, 그 소통이 개인 메신저에 묻혀 있다는 것은 심각한 모순입니다. 더 많이, 더 자주, 더 깊이 소통해야 하는데 — 기록은 안 남고, 인수인계는 안 되고, 회사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릅니다.

소통의 양이 늘어날수록, 체계 없는 채널의 한계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Communication as a Service

사내 업무가 SaaS로 체계화된 것처럼, 사외 소통도 체계화되어야 합니다.

체계적으로, 조직적으로, 장기적으로, 구조적으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환경. 대화가 기록되고, 맥락이 보존되고, 담당자가 바뀌어도 관계가 이어지는 구조. 소통 데이터가 쌓이면서 AI가 "이 거래처에 지금 연락할 타이밍입니다"라고 알려주는 시스템.

이런 구조 위에서 소통하면, 더 많은 투입이 더 많은 성과로 직결됩니다. 10번 연락한 것이 10건의 기록이 되고, 그 기록이 다음 대화의 맥락이 되고, 맥락이 깊어질수록 관계가 단단해집니다.

반대로 체계 없이 소통하면, 더 많은 투입이 더 많은 혼란이 됩니다. 카톡방이 늘어나고, 뭘 어디서 얘기했는지 모르겠고, 담당자가 바뀌면 전부 사라집니다.

같은 투입, 다른 결과. 차이를 만드는 것은 소통의 구조입니다.


정리

락다왈라-플린이 AI 시대에 "대인관계 기술"을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꼽은 이유. 솔로몬이 "더 많은 고객에게 닿을 수 있게 된다"고 말한 이유. 베니오프가 고객 서비스 인력은 줄이면서 영업 인력은 수천 명 늘리는 이유. OpenAI가 AI를 가장 잘 아는 회사이면서도 영업팀을 50배로 키운 이유.

전부 같은 결론을 가리킵니다. AI 시대에 승리하는 것은 고객과 더 많은 시간을, 더 깊은 밀도로 보내는 사람이다.

내부 업무는 자동화됩니다. 핑계는 사라집니다. 남는 것은 고객 앞에서의 역량뿐입니다. 그리고 그 역량은, 체계적인 소통 환경 위에서 비로소 빛을 발합니다.

고객 소통을 체계적으로, 조직적으로, 장기적으로 만드는 것. 그 시작은 Joint 에서 할 수 있습니다.